지난해 추석 조사에서는 선물세트 선호 품목 1위가 과일 혼합세트, 2위가 소고기였고 평균 예산은 16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설 조사에서는 흐름이 더 뚜렷해졌습니다. 전체 예산은 평균 19만 원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는데, 정작 "개당 예산 5만원 이하"를 선택한 응답자가 43%로 가장 많았습니다.
즉 총 예산은 유지하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쓰는 개별 선물 단가는 낮추고 대신 선물 개수나 대상을 늘리는 방식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백화점은 오히려 선물 상품군을 식품 밖으로 확장하며 프리미엄 라인을 키우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스털 텀블러, 스웨덴 침대 브랜드의 기능성 베개, 무선 이어폰까지 뷰티·가전·리빙 카테고리를 선물세트로 편입시켰습니다. 신세계는 아예 유명 맛집의 대표 메뉴를 통째로 선물세트화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 기획전을 새로 열어, 갈비세트·간장게장 세트를 30만원·15만원대에 내놨습니다. 한우·굴비 같은 전통 명절 선물과는 결이 다른, "평소엔 사 먹던 걸 집에서 즐기게 해주는" 경험형 선물이 새 카테고리로 등장한 셈입니다.
여기에 사전예약 비중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할 대목입니다. 이마트는 2년 만에 사전예약 비중이 61.6%에서 72.6%로, 롯데마트는 55%에서 70%로 뛰었습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추석 매출이 17% 늘면서 편의점을 명절 선물의 주요 구매 채널로 확고히 다졌습니다. 초기 할인·상품권 혜택이 사전예약 구간에 집중되면서, 소비자들이 명절이 임박해서 선물을 고르기보다 한 달 가까이 미리 준비하는 방향으로 구매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판단형 결론
이 흐름은 단순히 "명절 경기가 좋다, 나쁘다"로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히는 소비의 양극화가 선물세트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실속 소비층은 마트·편의점의 5만원 이하 세트로 몰리고, 프리미엄 소비층은 백화점의 리빙·경험형 선물로 갈라지고 있으며, aT 조사가 보여주듯 "총예산은 유지하되 개별 단가는 낮추는" 절충형 소비도 뚜렷하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11일 빠른 데다 초기 할인 혜택이 사전예약 구간에 몰려 있는 만큼, 선물을 준비하신다면 예산 구간부터 먼저 정한 뒤 이번 주 안에 사전예약을 알아보시는 게 가장 실속 있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